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이유, 심근경색일까 심정지일까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한 인물이 갑자기 표정을 찡그리며 가슴을 움켜쥔 뒤 바닥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런 장면을 보면 대부분 “심장마비가 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상황에서도 누군가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다면 심장과 관련된 응급질환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다만 그 원인이 반드시 심근경색 하나인 것은 아닙니다.

심장혈관이 막힌 것일 수도 있고, 심장박동을 만드는 전기 신호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심장은 계속 뛰고 있지만 순간적으로 뇌에 충분한 혈액을 보내지 못해 실신한 상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모두 비슷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몸 안에서 벌어지는 과정은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단순한 의학 상식이 아니라,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졌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현재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갑작스러운 흉통, 호흡곤란, 식은땀, 의식 저하를 보이고 있다면 글을 계속 읽으며 판단하려 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 심근경색과 심정지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일상에서는 ‘심장마비’라는 말을 폭넓게 사용합니다. 심근경색으로 가슴이 아픈 상황도 심장마비라고 하고,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심장이 멈춘 상황도 같은 말로 부르곤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 등에 의해 막히면서 심장근육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질환입니다. 즉, 혈액순환의 문제입니다.

반면 심정지는 심장의 전기적 활동에 심각한 이상이 생겨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심장이 갑자기 펌프 기능을 잃으면 뇌와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가 끊기고, 사람은 빠르게 의식을 잃게 됩니다.

미국심장협회도 심근경색을 ‘순환의 문제’, 심정지를 ‘전기적 문제’로 구분합니다. 두 상태는 서로 다르지만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으로 손상된 심장근육에서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심근경색심정지
주요 문제심장혈관이 막힘심장의 전기적 기능 이상
심장박동대개 처음에는 유지됨정상적인 펌프 기능이 멈춤
의식깨어 있을 수 있음대부분 빠르게 의식을 잃음
대표 증상가슴 압박감, 호흡곤란, 식은땀갑작스러운 쓰러짐, 무반응, 정상 호흡 없음
우선 대응즉시 119 신고119 신고, 가슴압박, AED 사용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가슴을 움켜쥐게 될까요? 단순히 심장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말하기에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이 조금 더 복잡합니다.

왜 가슴을 부여잡게 될까요?

심장근육은 쉬지 않고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그만큼 산소가 지속해서 공급되어야 합니다.

심장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심장근육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지면 가슴 한가운데가 눌리고 조이는 듯한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이를 “가슴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것 같다”, “안쪽에서 짓누르는 것 같다”, “가슴이 꽉 조인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통증이나 압박감이 강해지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불편한 부위를 감싸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숨이 차거나 불안감이 밀려오면서 손을 가슴에 가져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근경색의 통증은 반드시 가슴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한쪽 또는 양쪽 팔, 어깨, 등, 목, 턱, 명치 부근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호흡곤란이나 식은땀, 메스꺼움,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질병관리청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뿐 아니라 호흡곤란, 턱·목·등의 통증, 팔·어깨 통증도 심근경색의 조기 증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을 부여잡는 행동만으로 심근경색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심장질환이 아닌 근육통이나 역류성 식도염, 공황발작에서도 비슷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심근경색인데도 가슴을 붙잡을 만큼 심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이 약한 압박감이나 소화불량처럼 시작되기도 하고, 피로감이나 호흡곤란만 두드러질 수도 있습니다. 심근경색이 항상 극적인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가슴 통증은 어떻게 쓰러짐으로 이어질까요?

가슴이 아픈 것과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은 같은 현상이 아닙니다.

가슴 통증은 주로 심장근육이나 주변 조직에서 보내는 위험 신호입니다. 반면 실신은 뇌로 공급되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의식을 유지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즉, 가슴을 부여잡다가 쓰러졌다면 단순히 “통증이 너무 아파서 기절했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심장이 온몸으로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1. 심근경색으로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한 경우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시작됩니다. 혈액 공급이 끊긴 심장근육은 산소가 부족해지고 손상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슴 압박감과 식은땀, 메스꺼움,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진행되면 환자가 의식을 유지한 채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손상된 심장근육이 심장의 전기 신호까지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생기면 심장은 떨기만 할 뿐,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합니다.

뇌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끊기면 사람은 몇 초 안에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심근경색이 심정지로 이어진 상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심근경색 환자가 쓰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당수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합니다. 다만 심근경색이 심정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통증을 참고 기다리는 행동은 위험합니다.

2. 처음부터 심정지가 발생한 경우

심정지는 심장이 정상적인 박동과 펌프 기능을 갑자기 잃은 상태입니다.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 같은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이 빠르고 무질서하게 움직이면서도 실제로는 혈액을 거의 내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뇌에 혈액이 도달하지 않으면 사람은 곧바로 의식을 잃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슴을 부여잡을 시간조차 없이 그대로 고꾸라질 수 있습니다. 운동 중 갑자기 쓰러지거나, 대화를 하다가 아무런 반응 없이 넘어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심정지가 발생하면 환자는 반응이 없고 정상적인 호흡을 하지 않습니다. 간혹 헐떡이거나 불규칙하게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상적인 호흡이 아니라면 심정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우선 심정지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심장이 멈추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3. 부정맥으로 심장성 실신이 발생한 경우

심장이 완전히 멈추지 않더라도 박동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려지면 문제가 생깁니다.

심박수가 너무 빠르면 심장이 혈액으로 충분히 채워질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느리면 분당 내보내는 혈액량이 줄어듭니다. 두 경우 모두 뇌에 충분한 혈액이 전달되지 않아 어지럽거나 실신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쓰러지기 직전에 다음과 같은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심장이 갑자기 매우 빠르게 뛰는 느낌
  • 맥박이 건너뛰거나 불규칙한 느낌
  •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이는 느낌
  •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
  • 숨이 차고 힘이 빠지는 느낌

질병관리청은 심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량이 줄어 어지럼증과 실신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부정맥에 의한 실신은 비교적 빠르게 의식을 회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잠깐 기절했을 뿐”이라고 넘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아무런 예고 없이 쓰러졌거나, 운동 중 또는 누워 있던 중에 실신했다면 심장성 실신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흉통이나 호흡곤란, 심계항진이 함께 나타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4.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쇼크가 발생한 경우

광범위한 심근경색으로 심장근육이 크게 손상되면 심장은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혈액을 내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심인성 쇼크라고 합니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피부가 차가워지고 식은땀이 날 수 있습니다. 숨이 매우 가빠지거나 맥박이 약해지고, 정신이 흐려지다가 의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심인성 쇼크는 심한 심근경색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입니다. 심한 호흡곤란, 저혈압, 식은땀, 차가운 손발, 의식 저하가 대표적인 경고 신호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원인이 꼭 심장만은 아닙니다

심장과 관련된 응급질환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지만, 가슴 통증과 쓰러짐을 일으키는 원인은 심장 밖에도 있습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원인이 다양하다는 사실이 “심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 기다려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 심근경색과 다른 질환을 정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갑작스럽고 심한 흉통과 호흡곤란, 실신이 함께 나타났다면 원인을 추측하기보다 응급실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대동맥박리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가장 큰 혈관입니다. 대동맥 안쪽 벽이 찢어지면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들면서 대동맥박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가슴 통증이나 등 통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찢어지거나 갈라지는 듯한 통증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실신이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대동맥박리는 심근경색과 증상이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치료 방법은 다릅니다. 질병관리청은 대동맥박리를 극심한 흉통과 등 통증을 유발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으로 설명합니다.

폐색전증

폐색전증은 주로 다리의 깊은 정맥에서 생긴 혈전이 이동해 폐혈관을 막는 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 빠른 호흡, 빠른 맥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어지럽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숨을 깊이 들이마실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픈 증상이 먼저 있었다면 폐색전증 가능성을 살펴야 합니다. 다만 증상만으로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과 저혈압

강한 통증이나 공포, 긴장, 더운 환경, 장시간 서 있기 등의 자극으로 혈압과 맥박이 갑자기 떨어지면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쓰러지기 전에 속이 메스껍거나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눕고 나서 비교적 빠르게 의식을 회복하기도 합니다.

이런 실신은 심정지와는 다릅니다. 하지만 처음 발생한 실신을 겉모습만으로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동반됐거나, 운동 중 쓰러졌다면 먼저 심장성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가슴 통증이 있으면 모두 심근경색일까요?

가슴 통증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갈비뼈와 가슴 근육의 손상, 갈비연골염, 역류성 식도염, 폐질환, 심장막염, 대상포진, 불안과 공황발작 등도 흉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가슴을 손으로 눌렀을 때 특정 부위가 아프거나 몸을 돌리고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달라진다면 근골격계 통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식사 후 명치부터 가슴까지 타는 듯한 느낌이 올라온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징은 어디까지나 진료 방향을 잡는 단서일 뿐입니다.

질병관리청은 흉통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들고 있지만, 갑작스럽고 매우 심한 흉통이나 식은땀이 날 정도의 통증은 심근경색, 폐색전증, 대동맥박리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119를 불러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가장 위험한 실수는 “나는 평소 위가 안 좋으니 이번에도 소화불량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입니다. 이전과 다른 통증, 갑자기 시작된 압박감, 호흡곤란이나 식은땀이 동반된 통증이라면 익숙한 질환 탓으로 돌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영화처럼 가슴을 붙잡지 않아도 심근경색일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의 전형적인 모습은 가슴 한가운데가 강하게 눌리는 통증입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같은 증상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명치가 답답하거나 체한 것 같은 느낌을 호소합니다. 턱이나 목, 어깨, 등만 아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유난히 피곤하고 숨이 차지만 가슴 통증은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도 가장 흔한 심근경색 증상은 가슴 통증이나 불편감입니다. 다만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턱·어깨 통증, 평소와 다른 극심한 피로감이 함께 나타나거나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있거나 통증 감각이 둔해진 사람은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증상이 약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화불량이나 근육통 정도로 생각하다가 뒤늦게 심장 손상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슴을 부여잡지 않았으니 심근경색은 아니다”라는 판단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심근경색은 손의 위치가 아니라 증상의 조합과 검사 결과로 판단해야 합니다.

놓치면 안 되는 위험 신호

다음 증상 가운데 하나라도 갑작스럽게 나타나거나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 가슴 한가운데가 눌리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
  •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강한 흉통
  • 통증이 팔, 어깨, 등, 목, 턱으로 퍼지는 느낌
  • 가슴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호흡곤란
  • 이유 없이 흐르는 식은땀과 창백한 얼굴
  • 메스꺼움이나 구토, 심한 어지럼증
  • 갑작스러운 두근거림과 실신
  • 운동 중 발생한 흉통이나 실신
  • 누워 있던 중 갑자기 발생한 실신
  •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심한 흉통

통증이 잠깐 사라졌다고 해서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심근경색의 증상은 지속될 수도 있지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대동맥박리처럼 통증이 일시적으로 약해져도 위험이 계속되는 질환도 있습니다.

자가용을 직접 운전해 병원으로 가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동 중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고, 119 구급대는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평가하며 필요한 응급처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눈앞에서 사람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면 당황하기 쉽습니다. 이때 병명을 맞히려고 시간을 쓰기보다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확인해야 합니다.

의식이 있고 대화가 가능한 경우

환자가 의식이 있고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을 호소한다면 우선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돕고 즉시 119에 신고합니다.

통증이 사라지는지 지켜보거나 직접 운전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보여도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임의로 약을 먹이거나 음식과 음료를 강요하지 말고, 기존에 처방받아 사용하는 응급약이 있다면 119 구급상황요원이나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반응이 없는 경우

먼저 주변이 안전한지 확인한 뒤 환자의 양쪽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크게 물어봅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주변 사람 한 명을 정확히 지목해 119 신고를 요청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동심장충격기인 AED를 가져오도록 요청합니다. 혼자라면 휴대전화의 스피커 기능을 켜고 119의 안내를 받습니다.

정상적인 호흡이 없다면 즉시 가슴압박을 시작해야 합니다.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한 손의 손꿈치를 대고 다른 손을 포갭니다. 팔꿈치를 곧게 편 상태에서 성인 기준 약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속도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합니다.

자동심장충격기가 도착하면 전원을 켜고 음성 안내에 따라 패드를 붙입니다. 기기가 심장 리듬을 분석할 때는 환자에게 손을 대지 않고, 충격이 필요하다는 안내가 나오면 주변 사람이 떨어졌는지 확인한 뒤 충격 버튼을 누릅니다. 이후 바로 가슴압박을 다시 시작합니다.

인공호흡 방법을 정확히 모르거나 시행하기 어렵다면 가슴압박만이라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병관리청이 소개한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도 일반 목격자가 인공호흡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 가슴압박소생술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심장정지는 병원보다 가정이나 직장, 길거리 같은 의료시설 밖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첫 번째 구조자는 의료인이 아니라 가족이나 동료, 지나가던 행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잠깐 쓰러졌다가 깨어나면 괜찮은 걸까요?

실신한 사람이 금방 의식을 회복하면 주변에서도 안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의식을 회복했다는 사실만으로 위험한 원인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시적으로 발생했던 부정맥이 사라지면서 뇌혈류가 회복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의식을 회복했더라도 신속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 운동하거나 계단을 오르던 중 쓰러진 경우
  •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함께 있었던 경우
  • 쓰러지기 전에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했던 경우
  • 누워 있거나 쉬던 중 갑자기 쓰러진 경우
  • 실신 과정에서 크게 다친 경우
  • 알려진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 비슷한 실신이 반복되는 경우

심장성 실신은 심한 대동맥판막 협착증, 부정맥, 허혈성 심장질환 등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흉통과 호흡곤란을 동반한 실신, 운동 중 또는 누워 있을 때 발생한 실신, 실신 뒤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이 있는 경우를 위험상황으로 설명합니다.

병원에서는 증상이 시작된 상황과 지속 시간, 과거 병력 등을 확인한 뒤 심전도와 혈액검사, 흉부 영상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심장초음파나 장시간 심전도 검사, CT 등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자주 오해하는 몇 가지 장면

“왼쪽 가슴이 아파야 심장 문제 아닌가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의 통증은 왼쪽 가슴 한 점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슴 중앙의 넓은 부위가 눌리거나 조이는 느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팔이나 어깨, 턱, 목, 등, 명치 쪽으로 통증이 퍼질 수도 있습니다.

통증의 위치만으로 심장질환을 제외해서는 안 됩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면 심장이 아닌가요?”

짧고 날카로운 통증은 근골격계나 신경성 통증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통증의 표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특히 호흡곤란이나 식은땀, 어지럼증, 실신이 동반되면 통증이 날카롭다는 이유만으로 심장 문제를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뒤 생겼으니 공황발작 아닌가요?”

공황발작에서도 가슴 통증,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심근경색도 비슷한 불안감과 자율신경 증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공황발작을 경험한 사람이라도 이전과 양상이 다르거나 흉통이 지속된다면 먼저 응급질환을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심근경색과 공황발작의 증상이 겹칠 수 있으므로 심근경색이 아니라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젊고 건강하면 갑자기 쓰러질 일이 없지 않나요?”

심혈관질환 위험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젊다는 이유만으로 심정지나 위험한 부정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선천적인 심장 구조 이상이나 유전성 부정맥, 심근질환 등이 평소 특별한 증상 없이 있다가 운동이나 특정 상황에서 처음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젊은 사람이 운동 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면 단순한 탈수나 과로로만 판단하지 말고 심장성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병명을 맞히는 일이 아닙니다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심장혈관이 막힌 심근경색일 수 있고, 위험한 부정맥으로 심장이 펌프 기능을 잃은 심정지일 수도 있습니다. 심장이 순간적으로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해 발생한 심장성 실신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동맥박리나 폐색전증처럼 심장 밖의 치명적인 질환도 비슷한 장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근육통이나 위식도역류질환, 공황발작처럼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이 없는 원인도 흉통을 일으킵니다.

문제는 현장에서 이를 완벽하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럽고 심한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실신이 함께 나타날 때는 가장 위험한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잠시 기다려 보는 것보다 119에 신고하고 의료진의 판단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상황에 관한 질문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면 무조건 심근경색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심근경색 외에도 위험한 부정맥, 심정지, 심장성 실신, 대동맥박리, 폐색전증 등이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 통증이나 역류성 식도염, 공황발작에서도 가슴을 움켜쥘 수 있습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흉통과 실신이 함께 나타났다면 응급질환을 먼저 배제해야 합니다.

심근경색과 심정지는 같은 질환인가요?

같은 상태는 아닙니다.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고, 심정지는 심장의 전기적 이상으로 정상적인 펌프 기능이 멈춘 상태입니다.

심근경색 환자가 항상 심정지에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심근경색으로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왜 가슴 통증이 생긴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나요?

심장근육이 손상되면서 위험한 부정맥이 발생하거나 심장의 펌프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뇌는 혈액 공급이 갑자기 줄면 의식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사람이 갑자기 반응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잠깐 쓰러졌다가 바로 깨어나면 괜찮은 건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처럼 비교적 위험이 낮은 원인도 있지만, 일시적인 부정맥이나 심장질환 때문에 실신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운동 중 실신, 흉통·호흡곤란을 동반한 실신, 누워 있을 때 발생한 실신은 신속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현장의 안전을 확인한 뒤 어깨를 두드리며 반응을 살핍니다.

반응이 없으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요청합니다. 정상적으로 숨을 쉬지 않는다면 지체하지 말고 가슴압박을 시작하고, AED가 도착하면 기기의 음성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마무리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이유를 정확히 알려면 의료진의 검사와 진단이 필요합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복잡한 병명을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의식이 있는 환자가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한다면 119를 부르고, 반응이 없는 환자라면 신고와 동시에 가슴압박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을 준비해야 합니다.

잠깐의 망설임은 환자에게 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가슴을 부여잡은 손보다 먼저 보아야 할 것은, 그 사람이 지금 반응하고 정상적으로 숨 쉬고 있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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